외래어가 너무 많긴 합니다. 한번은 게임과 관련된 글을 읽어본 적이 있는데, 이게 도대체 우리 말인지 외계 언어인지 분간이 안될 만큼 어렵더군요. 용어를 일일이 인터넷으로 찾아봐야 했답니다. 모두 제가 무지한 탓이겠지요. 저는 확실히 게임에 젬병입니다.

 

외래어 문제에 있어서는 음악도 예외가 아닙니다. 노래를 담는 그릇 자체를 아예 앨범이라고 부르지요. ‘음반이라고도 하겠지만 이 역시 한자어입니다. 한자어도 사실은 따지고 보면 2000년 전쯤 우리한테 밀려 들어온 외래어일 수 있습니다.

 

영어는 음악계에 숱하게 널려 있습니다. 앨범 종류도 죄다 영어로 구분되지요. 싱글, 미니, EP, 리패키지, 리메이크 앨범.

 

헷갈려하는 분이 많아 이 참에 간단히 설명을 하겠습니다. 싱글은 1~2곡이 담긴 음반, 미니는 조금 더 담은 4~5곡의 노래가 실린 음반을 지칭합니다. EP 앨범은 ‘Extended Play’라고 해서 원래 싱글 정도로 제작하려 했는데 몇 가지 곡이 더 추가됐다는 의미입니다. 사실 미니 앨범과 관련해서는 형태로는 크게 다를 바는 없지만, ‘실험성혹은 임시성이 더 강조돼있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인디 쪽 가수들이 자의적으로 이런 표현을 붙이곤 합니다.

 

리메이크(Remake) 앨범은 과거의 노래를 새롭게 다시 불러 발표한 것이고, 리패키지(Repackage)는 기존 음반 수록곡의 순서를 다시 좀 바꾸거나 표지를 달리해 판매하는 앨범을 지칭합니다. 샘플링(남의 노래나 멜로디를 조금 따와 노래에 붙이는 것), 피처링(다른 가수의 앨범을 돕기 위해 노래나 연주를 해주는 것), 믹싱(녹음된 악기 소리나 노래 소리의 크기를 잡아가며 균형을 맞추는 행위), 마스터링(믹싱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음감, 음질을 풍부하게 하거나 소리의 여백 등을 최종적으로 조율하는 행위).

 

홍대앞 버스킹 (경향신문DB)

깜짝 길거리 공연도 요즘에는 버스킹(Busking)’이라고 부릅니다. 돈을 얻기 위해 길거리에서 연주와 노래하는 것을 뜻하는데, 여기서 유래한 팀이 바로 버스커 버스커입니다. 이들은 실제로 홍대 놀이터 인근에서 자주 길거리 공연, 그러니까 버스킹을 하곤 했던 팀입니다.

 

최근 국립국어원에서 순화어 몇 가지를 발표했습니다. 소셜 커머스는 공동할인구매, 레시피는 조리법으로, 마일리지는 이용실적으로 각각 순화했으면 한다고 했죠. 엔터테인먼트 쪽 단어도 상당수 포함됐습니다. ‘카메오깜짝 출연으로, 로드매니저는 수행 매니저, 싱어송라이터는 자작 가수로 부르길 권합니다.

 

싱어송라이터라는 단어를 쓰던 저희 입장에서는 사실은 좀 억울한 감이 있습니다. 음악 팬(추종자)조차 그리 부르고 있고 사회 전반이 두루 쓰는 용어였다면, 누가 선뜻 나서 자의적으로 바꾸는 게 생각보다 괴이한 일일 수 있거든요. 손에 쥐는 걸 마이크라고 부르는데, 제가 갑자기 그걸 두고 손잡이 소리 확대기라고 쓸 수도 없지 않습니까.

 

외래어 남발은 썩 좋은 현상은 아닐 겁니다. 언어로 사람과 사람이 서로 연결돼야지, 서로를 분리해서는 물론 안될 일이지요. 단어로서 남과 나를 구분하려 들고 허세를 부리는 일, 그건 더더구나 아니 됩니다.

 

혹시 몰라 국립국어원의 홈페이지, 아니 누리집에 들렀더니 이렇게 순화어를 만들어가는 방식이 일방적이지는 않아 다행입니다. ‘모두가 함께하는 우리말 다듬기 - 어떻게 바꿀까요?’라는 코너에 제안어를 올리면, 사람들이 공모하고, 국립국어원이 그중 하나를 골라 다듬는 말(순화어)’을 선정하는 형식입니다. ‘카메오’ ‘자작 가수등이 모두 이런 과정을 거쳐 나왔습니다. 매번 문화상품권도 지급이 되는 군요. 최근 공모했던 단어는 솔푸드(soul food)’입니다. 어머니의 된장찌개처럼 정서와 영혼, 마음을 위로하는 음식을 뜻합니다.

 

, 이제 자작 가수에게 생명을 불어 넣을 수 있는 대중들의 도움 또한 절실하다 봅니다. 언어는 어차피 대중과의 약속일 터이니까요.

 

모쪼록 자작 가수자작 가수가 될 수 있는 그날이 저도 어서 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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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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