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빰빰 빰빰 빰빰

 

일요일 낮 여느 식당을 가보시면 이 프로그램의 인기를 체감하실 수가 있습니다. 식당마다 수십 년간 전해져온 그 친숙한 주제가와 더불어 딩동댕동! ~! 노래 자랑~’하는 외침이 울려 퍼집니다.

 

KBS1 <전국노래자랑>은 올해로 자그마치 32년째 방송되고 있는 국내 대표 장수 프로그램이랍니다. 요즘 시청률은 13% 정도입니다. 낮아 보인다고요? 천만입니다. 젊은 층이 주로 시청하는 KBS <뮤직뱅크>, MBC <음악중심>, SBS <인기가요> 등 지상파 음악 전문 프로그램 3개의 시청률을 전부 합해도 <전국노래자랑>에는 미치지 못하지요.

 

 

1980119일 낮 1210<전국노래자랑>이 첫 전파를 탑니다. 당시 비슷한 시기 방송됐던 프로그램이 <젊음의 행진> <쇼쇼쇼> <배달의 기수> <수사반장> 등인데 이들은 지금 모두 종영하고 없습니다.

 

<전국노래자랑>의 출발은 그리 유쾌하지만은 않습니다. <전국노래자랑>1940년대 후반부터 방송된 일본 NHK 대표 프로그램인 <노도지만>(のど自慢·노래자랑)과 매우 흡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고, 실로폰이 등장했습니다. <노도지만> 역시 현재까지 60년 이상 계속되고 있는 NHK의 대표 프로그램입니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노래대회인 <전국노래자랑>의 시작이 당시 전두환 군사정부의 3S(스포츠, 섹스, 스크린) 정책과 유관하다는 시각 또한 있습니다. 때마침 성인 영화 산업이 활발해지고, 프로야구가 출범하지요. TV에서는 각종 쇼·오락 프로그램이 넘쳐나기 시작합니다. 아시다시피 19805월 빛고을 광주는 핏빛으로 물들었습니다.

 

프로그램의 초대 진행자는 지금의 송해씨가 아니었습니다. ‘종이배’ ‘눈물을 감추고등의 히트곡을 지닌 가수 위키리(이한필)6년 넘게 프로그램을 이끌어왔었지요. 이후에는 뽀빠이이상용씨, 고광수와 최선규 아나운서로 마이크가 넘어갔고, 올림픽이 막 시작될 무렵인 19885월부터 송해씨가 사회를 맡았습니다.

 

송씨는 1994년 개편기에 잠시 김선동 아나운서에게 MC를 내준 적이 있지만, 추락하는 시청률과 시청자들의 성원으로 6개월 만에 복귀했습니다. 지난해 잠시 쓰러져 녹화에 불참한 일 빼고는 내내 마이크를 놓지 않았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도 계시겠지만 초반기에는 지금처럼 딩동댕동댕외에, 3음으로 구성된 딩동땡이 따로 있었습니다. 불합격과 합격, 그 중간 쯤인데, 굳이 해석하자면 아깝게 탈락했다는 의미를 담는다 하겠습니다. 초반기 제도는 각종 시비를 불러오기도 했습니다. 1981214일자 모 일간지는 이렇게 썼습니다.

 

노래 도중 땡하는 불합격통보 벨소리는 여러 사람들을 기분 나쁘게 하고 있다. (중략) 출연자가 얼굴 붉히는 것을 보고 즐기라는 기획인 듯하여 뒷맛이 별로 개운치 못하다. 이런 기획의 미스때문에 요즘의 <전국 노래자랑>은 어중이 떠중이 쇼 이상의 아무 것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잘못이나 형식 문제를 차치하고, 아마추어들의 경연을 어중이 떠중이라고 몰아부친 것은 좀 가혹한 평가가 아니었나 싶기도 합니다.

 

출발은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전국노래자랑>은 서서히 서민을 대변하는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됩니다. 다행히도 일본의 그것과도 다른 풍경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무대 앞으로 나와 관객들이 덩실덩실 춤을 추는 것도, 탈락자보다 합격자가 훨씬 더 많은 것도 <전국노래자랑> 특유의 포맷이 되고 맙니다.

 

영화인이경규씨가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영화를 준비 중입니다. 1998NHK <노도지만>을 소재로 한 동명의 영화가 일본에서 한 차례 제작됐다는 사실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합니다. 모쪼록 다른 이야기를 담아내리라 믿어봅니다. 우리 네 희로애락을 우리 식으로 잘 이야기 해주겠지요? 많은 트로트 지망생들이 애환을 잘 표현해주었다고 칭찬했던 전작 <복면달호>처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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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강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