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저’를 잘 아실 겁니다. 매니저는 지금은 매우 유망 직종이 되었습니다. 통계청은 지난 2월 ‘서비스업 생산지수 조사’ 대상 업종으로 새롭게 뜨고 있는 12개 표준 업종을 추가로 지정했는데요, 여기에 바로 매니저업이 들어가게 됩니다. 매니저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매니저’라는 용어 자체는 1970년대 초반부터 국내에 등장했습니다. 미국 팝계에서 쓰던 말이 외신을 타고 그대로 국내에도 흘러 들었습니다. 팝 칼럼니스트, 방송사 DJ 등이 미국 언론의 표현을 따라 가수 곁을 지키는 일련의 직업군을 ‘매니저’라 따라 부르기 시작한 것이지요. 



지금의 미국 팝계는 매니저를 에이전트 혹은 프로모터 등으로 세분화해 부른답니다. 1989년 설립된 미국 ‘윌리엄모이리스에이스전시’의 성공은 특히 ‘에이전트’라는 사람들을 더욱 활성화시켰답니다. 현재 미국의 경우 매니저는 연예인의 일정이나 재산, 경력을 관리하는 인물들을 지칭하고, 그외에 계약 알선이나 체결, 기획 등 사업적 측면의 요소를 중개하고 교섭하는 이들은 ‘에이전트’라고 구분합니다. 또 방송 및 공연 활동을 돌보는 인물들을 ‘프로모터’라고 각각 부르고 있습니다. 미국 연예계의 에이전트 중에는 변호사 출신도 꽤 많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의 매니저는 매우 많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됩니다. 한국 매니저는 미국의 매니저, 에이전트, 프로모터가 하는 이 세 가지 일을 모두 아우르는 사람들이 될 테니까요. 한국의 매니저들은 “일당백”이라는 말을 참 좋아하고 자주 쓰곤 합니다.



가수 매니저의 일은 광범위합니다. 신인을 캐스팅하고, 발굴하고, 트레이닝시키는 일 등이 매니저의 몫입니다. 가수로 출격할 준비가 됐다고 하면, 음반 제작하는 과정 전반 역시 매니저라는 사람들이 책임집니다. 작곡가들을 일일이 찾아 다니며 가수가 부를 노래를 섭외하고, 장르나 스타일 상당수를 기획하지요. 스튜디오, 연주가, 앨범 재킷을 촬영할 사진작가, 뮤직비디오 감독, 의상 스타일리스트, 댄스 안무가 등을 물색하고 결정하는 일도 매니저가 합니다. 



기획과 제작이 끝났다면 이제는 유통과 마케팅입니다. 방송 스케줄을 잡아야 하고, 쇼케이스도 준비해야 합니다. 음원 유통사를 쫓아다니며 좋은 자리에 앨범 소개를 좀 올려달라고 채근하지요. 일부에서는 보도자료도 직접 쓴답니다. YG엔터테인먼트도 10여년 전 양현석 대표가 직접 보도자료를 작성해 발송했습니다. 티아라의 소속사 코어의 김광수 대표, 과거 아이비의 소속사인 팬텀엔터테인먼트의 이도형 회장 등도 모두 직접 보도자료를 썼습니다.



매니저들은 법률적인 문제도 능수능란합니다. 웬만한 내용증명, 고소장, 각종 계약서 등을 척척 잘도 써내려갑니다. 큰 회사를 빼고는 이 모든 일을 매니저 한두 명 정도가 처리해냅니다. 가까이서 보면 매니저들의 전화기는 언제나 쉼 없이 울려댑니다. 보통 2개의 전화기를 들고 다닙니다. 가수 매니저들의 자부심은 상당합니다. 음반을 잘 살펴보시면 재킷 상단에 ‘이그제큐티브 프로듀서’라는 표기가 있는데, 이름을 올린 사람이 바로 그 가수의 책임 매니저들입니다. 이것만 놓고 보면 영화·드라마 감독과 동등한 위치입니다.



매니저에 대한 인식은 공과가 팽팽합니다. 연예 지망생을 희롱하는 사건 등으로 신문 사회면을 장식할 때 역시 있습니다. 대부분은 정통에서는 동떨어져 있는 사이비들의 소행입니다. 많은 매니저들이 “이런 사이비들 때문에 우리 모두가 욕을 먹는다”는 반응을 보이곤 합니다. 어떤 톱스타도 매니저 없이 홀로 설 수는 없습니다.



MBC '무한도전'에 출연한 방송인 노홍철의 매니저 황성호씨




Posted by 강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