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들은 대개 충청도 출신이 많다고 합니다. 2000년대 초반 한 자유 기고가의 글을 보면 당시 방송사 코미디언실에 등록된 개그맨의 약 40%가 충청도 출신으로 조사되었다지요. 충청도 출신이 국민 인구 중 20%가 채 안 되는 것에 비춰보면 확실히 두드러진 분포이긴 합니다.


대충 둘러봐도 잘나가는 개그맨 중에는 이 지역 출신이 많습니다. 최양락, 신동엽, 남희석, 서경석, 서세원, 이영자, 서세원, 임하룡…. 방송가를 들었다 놨다 했거나 하고 있는 이들이 충청도에서 태어났습니다. 


“됐시유” “냅둬요” “괜찮아유” “개나 줘버려유”…. 


푸근하면서도 어수룩해보이는 말투나 어휘는 확실히 사람을 농치는 데 효과적이다 싶습니다. 





정확한 연유는 알 길 없지만, 1972년 쥐띠 스타들의 활약상도 엔터테인먼트업계 내부에서 자주 회자되는 이야기 중 하나입니다.


72년생 쥐띠의 면면은 실제로도 화려합니다. 방송 쪽으로 보면 유재석이 있고, 가요 쪽으로는 서태지와 박진영이 버티고 서 있습니다. 배우로 보면 장동건, 그리고 배용준이 또 모두 72년생 쥐띠입니다. 여배우로는 심은하, 고소영이 또 있네요. 모두 각자의 영역에서 한가락했거나, 하고 있는 이들이지요. 올해는 계사년(癸巳年)이니 으레 뱀띠 연예인 이야기가 나오기 마련일 겁니다. 


그러고 보니 뱀띠 연예인도 쥐띠와 견줘 볼 만큼 쟁쟁해지긴 했습니다. ‘싸이’가 바로 뱀띠입니다. 게다가 소녀시대 멤버 9명 중 6명이 또 뱀띠고, 무수한 아이돌 스타가 뱀띠 해에 태어났습니다. 쥐띠가 차지하던 영예를 뱀띠들이 새롭게 갈아 치울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볼 일입니다. 


또 한 해의 태양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길이 험하고, 번잡하여도 새해를 더 가까이 맞고자 많은 분들은 어김없이 해돋이 구경에 나섰더군요. 해돋이는 언제나 감격스러워, 좋은 시와 노래의 소재로도 자주 활용되어왔지요. 


옛 시 중의 백미로는 조선 말기 연암 박지원의 ‘총석정관일출(叢石亭觀日出)’이 가장 먼저 거론될 것입니다. ‘총석정에서 해돋이를 보다’라는 뜻의 한시는 지금의 금강산 해금강 총석정에서 동해의 일출을 바라보며 느낀 감흥이 70여 구에 걸쳐 생생히 펼쳐집니다. 


시는 어둑한 새벽, 해돋이를 보러 나서는 모습에서 시작됩니다. “길손들, 한밤 중에/ 서로 주고 받는 말/ ‘먼 닭이 울던가요?’/ ‘아니 아직 울지 않았어요’(行旅夜半相叫應 遠鷄其鳴鳴未應)…”하며 소박하게 노래되다 차츰 장엄히 흘러갑니다.오늘날의 대중 음악계에도 ‘해돋이’에 대한 노래는 빠질 리 없습니다. 


김민기가 가사를 쓴 ‘내 나라 내 겨레’도 우람찹니다. 


보라 동해에 떠오르는 태양/ 누구의 머리 위에 이글거리나/ 피맺힌 투쟁의 흐름 속에/ 고귀한 순결함을 얻은 우리 위에/ (중략)/ 찬란한 선조의 문화 속에/ 고요히 기다려온 우리 민족 앞에/ (중략) 우리가 간직함이 옳지 않겠나….’


보통은 일출을 보면서 개인의 안녕과 부귀를 기원하기 마련일 터이지만, 이 청년은 어쩐 일로 나라 걱정이 앞섭니다. 이렇게도 나라를 아끼던 사람을 왜 자꾸 불온한 인물로 몰아가려 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기이할 따름입니다. 


조하문이 한때 몸담았던 밴드 마그마의 ‘해야’란 노래도 좋습니다. 혜산 박두진의 시를 대학생들이 개사해 만든 노래이지요. 혜산은 일본 제국주의 시절 친일 문학을 거부한 몇 안 되는 인물입니다. 서슬퍼렇던 유신시대에도 할 소리는 하고 살았지요. 


‘해야 떠라/ 해야 떠라/ 말갛게 해야 솟아라/ 고운 해야/ 모든 어둠 먹고/ 앳된 얼굴 솟아라….’ 2013년, 새로이 뜬 해는 노랫말처럼 모든 어둠을 먹어버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말간 얼굴로 세상 곳곳을 비추길 희망하고 소원해봅니다.

Posted by 강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