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2년8개월 만에 정규 8집 ‘피타’ 발표

참새목에 속하는 팔색조(Fairy Pitta)는 몸 구석구석이 영롱하다. 위꽁지깃은 코발트색, 아래꽁지덮깃은 진홍색, 등과 날개는 초록색을 각각 머금고 있다. 갈색의 정수리, 흰색 목, 크림색 배…. 좀처럼 자태를 보여주지 않는 희귀새는 소리 또한 곱다. ‘호잇 호잇’하고 울어댄다.

지난 19일 서울 논현동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만난 백지영이 내민 신보에는 팔색조를 뜻하는 단어 ‘피타(Pitta)’가 큼지막이 새겨져 있었다. 자신의 다채로운 매력을 잘 알기에 나올 수 있는 표현이다.

‘댄스 퀸’에서 출발한 그는 ‘발라드 퀸’으로 자리를 옮겼고, 뒤이어 양쪽을 부리나케 오갔다. OST 시장도 손아귀에 넣었다. 무엇이든 ‘한방’을 터뜨리고야 만 백지영이었다.

“좀 많이 늦었습니다. 7집으로 큰 사랑을 받은 뒤 늘 앨범 제작을 서둘러야겠다 했는데, 계속해서 OST 수록곡이 인기를 누리면서 번번이 일정이 미뤄졌어요.”

그의 정규 8집 <피타>는 발라드곡 ‘총맞은 것처럼’과 댄스곡 ‘입술을 주고’가 수록된 7집 이후 2년8개월여 만에 나왔다. 백지영은 7집 때도 그랬고, 그 이후에도 ‘탄탄대로’를 걸었다. EP음반 <에고>에 수록된 ‘내 귀에 캔디’, 드라마 <자명고> <아이리스> <로드넘버원> OST 수록곡이 줄줄이 히트를 기록했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 OST곡 ‘그 여자’는 일명 ‘올 킬’로 모든 음악 차트를 호령했다.

19일 새벽 8집 타이틀곡 ‘보통’이 온라인 음악사이트에 소개되자 차트는 또다시 출렁였다. 그의 노래는 단박에 수위권으로 수직 상승하면서 점차 강해지고 있는 백지영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줬다. MBC ‘나는 가수다’에서 자진 하차한 배경부터 물었다.

연합뉴스

“탈락에 대한 부담이 없지 않았고, 순위를 떠나 무대 자체에 소요되는 에너지가 너무 컸어요. 데뷔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데뷔무대처럼 긴장되고, 많은 준비가 필요했죠.”

정규 음반과 프로그램을 동시에 준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 하차 결단을 내렸다.

“고민이 정말 많았죠. 요즘 가끔씩 ‘나는 가수다’를 보면서 다시 하고 싶단 마음과 하차하길 잘했단 생각이 반반씩 들곤 해요. 앨범 활동이 끝나고 혹여 다시 불러주는 날이 온다면 그땐 다시 도전해보고 싶어요.”

새 앨범에는 총 11개 트랙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보통’은 백지영식 애절한 발라드다. 백지영은 “보통 남자를 만나 보통의 사랑을 하고 아이도 낳고 행복하게 살기를 꿈꾸는 여인이 나쁜 남자를 만나 상처를 받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투(TWO) 타이틀곡’으로 내세운 화려한 하우스 댄스 스타일의 곡 ‘배드 걸(Bad girl)’도 방송활동에서 함께 선보인다. 백지영표 퍼포먼스형 무대가 어김없이 발휘될 것으로 보인다. ‘배드 걸’의 경우 이른바 ‘보컬 사운드 디자인’ 기법을 사용, 모든 목소리와 음절을 꺼내 나름의 디자인을 한 뒤 다시 트랙에 안착시켰다.

‘로스트 스타’는 회사 스태프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백지영이 고집한 인디 포크 뮤지션 나비의 곡. 백지영은 “상업적인 대중음악은 일반적으로 대중을 의식해서 쓰여지기 마련”이라며 “이와 달리 인디계는 스스로의 이야기를 풀어내고, 따라서 더 순수하고 신선하다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또 “노래를 녹음할 때 크게 가슴에 와닿아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고 덧붙였다. 백지영은 “이 노래를 타이틀곡으로 하고 싶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뮤직비디오는 유명 사진작가인 조선희씨가 맡았다. 그의 첫 뮤직비디오 데뷔작이다.

노래를 부를 수 있는 무대라면 무조건 나가서 열심히 하고 싶어요. 바람이 있다면 연말 콘서트를 기획해 대중에게 ‘짠’하고 나타나고 싶다는 것이죠.”

그는 “목소리가 허락하는 한 길게 노래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늘 기대감을 가질 만한 가수이고 싶다”고도 했다. 더불어 “항상 사랑스러운 충고도 많이 받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Posted by 강수진